코가사, 가출소녀를 업어주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점심은 지났습니다.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 입니다.


코가사는 종이우산요괴 입니다.
긴 혀를 죽 늘어뜨린 우산을 들고, 인간을 놀래키는 것이 코가사의 즐거움 입니다.


오늘도 코가사는 누군가를 놀래키기 위해 우산을 들고 하늘을 둥실둥실. 인간을 찾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차가운 비가 내리기 때문인지 인간을 좀처럼 찾을수가 없습니다.


시시해.


코가사는 그렇게 생각하곤 인간을 찾는걸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때, 코가사는 굉장히 커다란 나무 아래, 작은 여자 아이가 서 있는걸 발견 했습니다.
다섯살 정도의 여자아이.


드디어 인간을 찾았다.


코가사는 여자아이를 발견해서 두근두근거립니다.
들키지 않도록, 사알짝. 코가사는 소녀의 뒤로 다가가는 겁니다.

 

바로 뒤에서 큰소리를 내면 놀랄까.


코가사는 소녀의 뒤에 서서 크게, 폐 깊은곳까지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근 소리로 여자아이에게 외쳤습니다.


"원망스러워어!"


그렇지만, 여자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코가사를 눈치채지 못한 모양 입니다.
이상하네, 하고 코가사는 생각했습니다. 한번 더 커다란 소리로 여자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원망스러워~!"


그 목소리가 들린건지 여자아이는 드디어 얼굴을 들어 올렸습니다. 코가사는 눈치 채 주어서 기뻤습니다.
그리고, 여자 아이는 어떻게 놀랄까 하고 여자아이의 얼굴을 뒤에서 엿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놀란건 여자아이가 아니라 코가사였습니다.


코가사가 놀란건 소녀가 슬픈듯이 울고 있었기 때문 입니다.
코가사는 도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코가사는 여자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넌 왜 울고 있는거야?"


여자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 했습니다.


"나, 가출했어"


코가사는 놀라서 다시한번 물었습니다.


"넌 왜 가출 한거야?"


여자아이가 대답 했습니다.


"엄마랑 싸웠어. 내가 나쁜일을 해서, 화냈어"


그렇게 말 한 여자아이는 다시 울기 시작했습니다.
코가사는 곤란했습니다. 여자아이를 놀래켜 주려고 했는데, 이래서는 놀래킬수 없습니다.
작전, 실패 입니다.


잘 보자, 소녀의 몸은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분명 차가운 비 안을 달려 왔겠지요.
게다가, 여자아이는 맨발이었습니다. 분명 신발도 신지 않고 집에서 뛰져나온 것이겠지요.
지금도 물방울이 나무 위에서 뚝뚝, 여자아이에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여자아이는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코가사는 요괴지만, 왠지 여자아이가 불쌍해 보였습니다.
코가사는 여자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비 맞으면 감기에 걸려버릴거야"


코가사는 여자아이의 옆에 섰습니다. 코가사가 들고있던 우산이 여자아이의 위로 갔습니다.
이렇게 하면, 여자아이는 차가운 비에 젖지 않습니다. 굉장히 좋은 생각이야, 라고 코가사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울음을 멈추지 않습니다. 코가사는 곤란해졌습니다.
여자아이를 위해 우산을 씌워주었지만 이걸론 안되나봅니다.
작전, 실패 입니다.


코가사는 생각 했습니다.


몸은 젖지 않지만 분명 가슴 속은 비가 내리고 있을거야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코가사는 알수 없었습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점점 하늘이 어두워집니다. 이제 곧 저녁 입니다.


여자아이는 드디어 울음을 그쳤습니다. 코가사는 조금 안심 했습니다.
그리고 코가사는 여자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집에 돌아가렴. 분명 엄마도 걱정하고 있을거야"


여자아이는 선채로 조금 고개를 숙이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코가사는 곤란해져, 여자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집에 가고싶지 않은거야?"


여자아이는 또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코가사는 더욱 곤란해졌습니다.


정말로 집에 가고싶지 않은걸까.


코가사가 그렇게 생각 했을때 여자아이가 얼굴을 들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니는 누구야?"


코가사는 정직하게 대답했습니다.


"난 종이우산요괴야."


그러곤 코가사는 빙글빙글, 우산을 돌려보였습니다.


"봐, 우산도 나막신을 신고 있잖아"


긴 혀를 빙글빙글 돌립니다. 여자아이는 이상한 얼굴을 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요괴인데, 인간을 먹지 않아?"


코가사는 말했습니다.


"난 인간을 먹지 않는 요괴야"


여자아이는 코가사의 눈을 보았습니다.


"양쪽 눈 색깔이 달라. 왜그래?"


코가사도 모르는 일 입니다. 그래서, 정직하게 대답했습니다.


"모르겠어. 태어 날때부터 이랬으니까"


여자아이는 나무에 기대어 말했습니다.


"나랑 이렇게 애기 하는걸 보면, 언니는 분명 이상한 요괴겠네"


코가사는 조금 슬퍼졌습니다.
[이상한 요괴]라는 말을 듣는건 기쁘지 않습니다. 사실은 좀 더 인간이 놀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코가사는 땅을 나막신으로 찼습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립니다.
점점 주위가 어두워 집니다.
여자아이가 다시 떨고 있습니다. 분명 밤이 되어서 추워진 것 이겠지요.
거기에 맨발 이라서 땅이 차가울게 틀림 없습니다.


"언니"


여자아이는 코가사를 불렀습니다.


"발 아파"


코가사는 소녀를 쳐다봤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잘 생각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좋은 작전을 생각 해 냈습니다.


그래, 이렇게 하면 여자아이가 기뻐하겠지.


코가사는 여자아이에게 등을 돌리고 앉았습니다. 여자아이는 깜짝 놀란 모양입니다.
코가사는 말했습니다.


"업어 줄게"


여자아이는 한동안 코가사의 등을 바라보았습니다. 잠시 후, 여자아이는 코가사의 등에 업혔습니다.
영차. 코가사는 우산을 어깨에 걸치고 일어섰습니다. 양손은 여자아이의 다리를 잡고 있습니다.
코가사는 굉장히 힘이 세기 때문에, 여자아이를 계속 업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여자아이의 몸은 굉장히 차가워져 있습니다. 코가사의 등도 차가워져 갑니다.


한동안 그러자, 여자아이가 새액새액. 코가사의 등에서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가출을 해서, 계속 울고 있었으니까 피곤해진거겠지요.


이 아이의 엄마는 찾으러 올까


코가사는 생각 했습니다.


찾으러 오면 좋겠다.


그러자, 코가사는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째서 난 이 아이를 업어주고 있는걸까.
요괴는 인간을 놀래키는게 즐거운데.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밤이 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조용한 비내리는 소리와 어둠이 코가사와 여자아이를 감쌌습니다.


점점 여자아이의 몸이 따끈따끈, 따스해져 왔습니다.
코가사의 등에 업혀서 따듯하게 된 거겠지요.
여자아이의 따듯함이 코가사에게도 전해져 왔습니다.


코가사와 여자아이는 사이좋은 자매 같습니다.
커다란 나무 아래, 우산 아래. 엄마를 기다립니다.


엄마.


코가사는 그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코가사의 등에서 여자아이가 작디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엄마아"


그러곤 다시 여자아이는 조용히 숨소리를 냅니다. 아무래도 잠꼬대였던 모양 입니다.


엄마, 마중 나오면 좋겠네.


코가사는 마음속으로 말했습니다.
그때, 코가사는 자신과 여자아이가 하나가 된 듯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째서 일까요, 코가사는 알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코가사는 조금 기쁘고, 조금 외로워졌습니다.


바람 부는대로, 반짝반짝. 빛이 보입니다. 코가사에게도 그것이 보입니다.
빛은 갈수록 커져 갔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도 들려 옵니다.


"이츠키, 이츠키!"


분명 이 아이의 엄마다.


코가사는 그렇게 생각 했습니다.


엄마가 마중 와 줬다.


코가사는 아이를 업은 채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갔습니다.


여자 인간이 우산과 횃불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짚신을 신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코가사를 눈치 채곤 조금 놀란 얼굴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여자아이가 업혀 있다는걸 눈치챈 모양 입니다.
코가사의 바로앞까지 걸어 왔습니다. 그리고, 코가사에게 말했습니다.


"제 아이를 업어주신건가요?"


코가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여자아이는 아직 자고 있는듯 합니다.
여자는 안심 한 모양입니다. 고개를 숙여보인 여자가 말했습니다.


"정말 감사했"


하지만 거기까지 말한 여자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리곤 코가사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코가사의 눈 색이 이상하다고 생각 하는게 틀림 없습니다.
여자는 이상한 목소리로 코가사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요괴인가요?"


코가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삐걱삐걱. 이상한 얼굴을 하고 여자는 코가사에게 말했습니다.


"그런가요"


그리고, 이상한 얼굴인 채 여자는 말했습니다.


"제가 그 아이를 데리고 가겠습니다"


코가사는 여자에게 등을 돌리고 우산을 내려놓았습니다. 코가사와 여자아이에게 비가 떨어졌습니다.
여자는 여자아이를 받아 들고, 꼭 안았습니다. 여자아이는 다시 우산 아래로 들어갔습니다.
코가사는 등이 안타까워졌습니다. 그렇지만 여자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코가사는 돌아서 여자아이를 봤습니다. 여자에게 안겨서 여자아이의 등 만 보입니다.
여자는 우산과 횃불과 여자아이를, 어렵사리 들고 있습니다.
코가사는 약간 걱정이 되어 여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따라가 드릴까요?"


여자는 고개를 저어 거절하고 말했습니다.


"아뇨, 괜찮아요"


여자는 여자아이를 안은채 코가사에게 등을 향한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여자아이의 얼굴이 코가사에게 보였습니다.
여자아이는 잠들어 있습니다. 잠든 얼굴은 정말이지 편안해 보였습니다.


난 저 아이를 업어주고 있었어


코가사는 그렇게 생각 했습니다.
그러자, 코가사에게 내리던 차가운 비는, 상냥한 비가 되었습니다.


여자는 여자아이를 안은 채 어딘가 먼 곳으로 갔습니다. 횃불의 빛도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코가사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코가사는 우산을 줍고 따닥, 나막신을 울렸습니다.


코가사는 마음 속으로 여자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다음에 내가 놀래킬땐 웃고 있었으면 좋겠네.
네가 웃어주기 때문에 나도 널 놀래켜주고 싶다고 생각하는거야.


따닥. 나막신이 울립니다.


부슬부슬. 상냥한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리기 때문에 우산을 쓴다. 그것 뿐입니다.
자아, 이렇게 요괴와 인간이 하나가 되는것도, 특별한 일이지요?

 

 

 

 

 


>추신

빗속, 아버지의 귀가를 기다리는 자매가 있습니다.
문득, 옆에 이상한 생물이 있다는걸 눈치챘습니다.
언니는 그 생물이 굉장히 상냥한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그 생물의 이름은──.

 

 



출처 : 창상화
작가 : 蛮天丸

by 보라모 | 2009/10/02 23:20 | 번역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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